2009년 11월 11일
이번주 미수다는 여성분들이 화내야할 상황이었죠.
이번 주 미수다의 방송 컨셉은 분명했습니다. 개념없는 (한국) 여대생들을 (외국) 미녀들이 혼내준다는 것. 미녀들의 수다는 수다를 떠는 사람들은 미녀일지언정 그 수다를 듣는 사람들은 남성인 프로그램이죠.
제작진이 밝힌대로 대본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상업 방송인 이상 방송 의도라는건 분명히 있기 마련입니다. 완전한 리얼은 없죠. 심지어는 다큐멘터리도 일종의 스토리를 구상하고 촬영하며, 스포츠 중계도 악역과 주인공을 갈라 살짝 편파적인 해설과 카메라 워킹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야 시청률이 더 나오거든요.
미녀들의 수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선 여대생 특집에 앞서 인터뷰를 통해서 방송 출연자를 선별했습니다. 필요한 것은 된장녀 이미지를 충실히 재현할 외모가 외국 미녀들보다 눈에 띄지 않는 여대생. 남성지향 프로그램의 악역이 주인공들보다 예쁘면 곤란하니 당연한 일입니다.
사실 출연한 여대생 입장에서는 천만금을 준다고 하더라도 마다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남성들이 주로 보는 프로그램에서, 21C 여대생들의 개념 실종된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맡고나면 뒷 감당이 얼마나 힘들진 뻔하거든요. 그걸 방송 스태프가 요구하는 이상의 멘트를 자진해서 했으니 방송 PD로서는 감사할 다름이었고, 여과 없이 그냥 내보낸 것이죠.
저는 루저발언보다도 보통 여성들이 남성보다 분위기 파악과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능숙한데, 그게 완벽히 안되는 여성들이 단체로 TV앞에 몰려나와 개(그)드립을 치고있는 것을 보고있으니 그게 더 답답했습니다.
그에반해 그다지 잘못한게 없는데 먼저 사과문을 올린 서울대생의 판단은 정확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개념있는 외국 미녀 vs 개념 없는 여대생의 대결 구도였지만 외국 미녀들이 한 말은 2, 30대 남성들이 원하는 그것과 딱 일치하는 것이었죠. 일종의 성 대결, 아니 정확히 말하면 무개념으로 찍혀 출연진들이 단체로 응징 당할 정도의 상황에서 사과문 하나로 사뿐히 '나는 예외' 선언을 하게 된 셈이거든요.
가장 당황한 것은 아마도 KBS 예능국일 겁니다. 본래는 남성들이 외국 미녀들이 하는 말을 듣고 통쾌해 하고 여성이 '모두가 그런것이 아니다, 저기 나온 年 들이 개념이 없는 것이다. 일반화 하지 말아라' 라고 반박을 하며 인터넷에서 가벼운 논란좀 일다가 끝나면 충분히 성공한 것인데 (사람들의 관심으로 먹고사는 방송인데 이슈화가 되었으니 성공이죠) 이도경씨가 한 말이 지나쳤습니다.
방송 프로그램 부제로 여대생 특집이라는 가당찮은 제목이 붙어버리면 '여대생을 대표하는 人들이 나온 특집' 이 됩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긴 한데 보통 인식이 그런 식으로 형성됩니다. 그러니 뜻이 있는 여성분들이라면 적이 미수다 여대생들을 욕하는 남성들이 아니라 예능 구성을 성 대결로 (그것도 왜곡된 방향으로) 몰고간 KBS 제작진임을 인지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나 여성부 에 진정서를 넣어 PD와 작가에게 징계조치, 차회 방송 시작전 사과 자막정도는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실 이번주 미수다는 젊은 여성분들이 화내야할 상황이었죠.
굳이 이번 건 때문에 그런게 아니더라도 미수다 남대생 특집은 여성특집하곤 좀 방향이 다를 겁니다. 남성 지향 프로그램이니까요.
# by | 2009/11/11 13:02 | 트랙백 | 덧글(4)










